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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콜콜 다락방/팔팔이의 공책

[도서리뷰] 할머니의 여름휴가

안녕하세요! 팔팔이입니다

겨울, 잘 보내고 계신가요? 오늘은 한겨울에 '여름휴가'얘기를 해보려고 해요. 


겨울에 떠나는 여름휴가

겨울의 좋은 점을 딱 한가지 말하자면, 뜨뜻한 장판에 배를 깔고 누워서 좋아하는 책을 보는 즐거움일 거예요. 그래서 독서의 계절이라는 가을보다 책을 많이 읽게 되는 계절이 바로, 겨울입니다. 귤까먹으면서 넘기는 책장은 정말로 쉽게 넘어가니까요. 이번주 다락방에서 꺼내온 책은 '할머니의 여름휴가'입니다. 장르는 동화구요. 아이들만을 위한 동화가 아니라 마치 디즈니 픽사의 애니메이션처럼 어른들에게도 새로운 상상력을 선물할 수 있는 '어른 동화'입니다. 



색연필로 그린 세상

동화작가 '안녕달'은 색연필로 그려낸 독특한 그림체를 자랑합니다. 작가의 홈페이지 속 글귀 중 하나가 인상적이었는데 

'우리집 형부주니어가 종이에 색연필로 찍찍그으면 우리엄마는 그림 그리면 굶어죽는다고 하신다' 

라는 말입니다. 그런데 '굶어죽을 걱정'도 이제 옛날입니다. 작년 2016년에 '할머니의 여름휴가'로 한국출판문화상을 받는 등 요새 뜨고 있는 동화작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가 됐거든요. 



할머니가 주인공인 동화책

동화책은 물론이고 우리의 문화콘텐츠 중 '할머니'가 주인공인 이야기는 많지 않습니다. 있다고 하더라도 비슷한 이미지로 소모될 뿐이죠. 자식에게 헌신하고, 자신보다는 아이들이 먼저인, 생각만 하면 짠한 그런 이미지요. 아이들이 집으로 돌아가고 나면, 빈 자리를 그리워하고 할머니 혼자의 시간에 대한 이야기는 외로움이나 그리움에 대한 서사로만 풀어나갑니다. 이것은 철저히 대상화된 노년의 흔한 이미지이죠. 그런데 이 동화책 속 할머니는 어딘가가 좀 다릅니다. 손주가 왔다간 자리를 허전해하거나 외로워하지 않고 오롯이 나 자신인 시간을 보내시거든요. 그것이 이 동화책의 특별한 점 중 하나입니다. 휴가지에서 기념품샵에 들러 자식들 선물을 사는 것이 아닌, 할머니 자신을 위한 바닷바람 스위치만을 사서 돌아오는 것. 그 부분에서 무릎을 탁! 칠 수 밖에 없었어요. 


(저도 편강한의원에 내원하시는 할머님, 할아버님을 자주 뵙는 편인데요. 동화책 속 할머니처럼 소녀, 소년들이 따로없답니다.)



여름휴가를 떠나보세요

동화 속에서 할머니의 일상 속 즐거운 변화는 바닷가의 소라에서 시작됩니다. 그와 마찬가지로, 동화를 읽는 우리들에게도 여름휴가로 갈 수 있는 관문이 있습니다. 바로 동화 그 자체예요. '윙윙윙' '할할' 등 언젠가 여름에 들어본 적 있는 소리들이 글자로 표현되어있고, 그리운 여름의 풍경들이 색연필로 아기자기하게 그려져있거든요. 







겨울에도 겨울휴가가 있다면 여름만큼이나 이 계절을 사랑하게 되었을까요? 

여름휴가만이 줄 수 있는 나른하고 싱그러운 분위기. 동화책 한 권으로 짧게 느껴볼 수 있었습니다. 왠지 읽고 또 읽다보면 그 분위기가 다 닳아버릴 것 같아서 꼭꼭 씹어 읽었고, 아껴읽을 예정입니다. 여러분에게도 좋은 여름휴가가 될 수 있기를!